밴쿠버 서울치과 강주성 원장의
— 100세 시대를 위한 —
치아건강 칼럼 (501회)
프롤로그
왜 이 칼럼을 쓰게 되었는가
지난 10년 동안 저는 치아 건강에 관한 500여 편의 칼럼을 연재해 왔습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 환자분들께 가장 자주 설명했던 내용, 그리고 평생 치아를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지식들을 한 편 한 편 정리해 왔습니다. 이번 칼럼 시리즈는 그동안의 칼럼 가운데 꼭 필요한 내용들을 다시 정리하고, 최신 치의학의 기준에 맞게 보완하여 보다 체계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새롭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치과대학에 입학하여 치의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지도 어느덧 30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치과대학 학생으로, 대학병원 레지던트로, 군 치과 군의관으로, 대학 교수로, 그리고 한국과 캐나다에서 수많은 환자를 진료하는 치과의사로 살아왔습니다. 치의학은 제 직업인 동시에 제 삶의 일부였습니다. 30년이라는 시간 동안 수많은 전문서적과 논문을 읽고, 새로운 치료법을 배우고, 셀 수 없이 많은 치아를 치료했습니다. 30년 동안 공부하고 진료하면서 제가 가장 확신하게 된 것은 치과 치료는 물론, 예방과 평생 관리 역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치과를 ‘치료받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치과를 ‘치아를 평생 관리하고 지키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충치를 치료하고, 신경치료를 하고, 임플란트를 하는 것은 치과의사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하지만 그와 함께 환자들이 자신의 치아를 가능한 한 오래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 역시 치과의사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믿습니다.
치료를 통해 치아 하나를 살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남아 있는 모든 치아를 평생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은 더욱 중요합니다. 임플란트를 잘 심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은, 임플란트가 필요하지 않도록 자연치아를 오래 지키는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은 진료실에서 수없이 반복되었습니다. 치료를 마친 뒤 환자를 보내며 제 마음속에 가장 자주 떠오르던 말이 있었습니다. “조금만 더 일찍 오셨더라면.” 이 말은 충치가 심해져 신경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도, 잇몸병으로 여러 개의 치아를 잃은 환자에게도, 결국 임플란트가 필요하게 된 환자에게도 반복해서 떠오르곤 했습니다.
대부분의 치과 질환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지 않습니다. 수개월, 수년, 때로는 수십 년에 걸쳐 아주 천천히 진행됩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특별한 통증이나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아프지 않으니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불편하지 않으니 치료를 미룹니다. 그러는 사이 충치는 신경 가까이까지 진행되고, 잇몸병은 치아를 지탱하는 뼈를 조금씩 녹여 갑니다. 그리고 비로소 치과를 찾았을 때는 치료가 훨씬 복잡해지고, 비용도 커지며, 무엇보다 소중한 자연치아를 잃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상황의 상당수가 조금만 더 일찍 발견하고, 조금만 더 일찍 관리했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거나 훨씬 간단한 치료로 끝날 수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한편 지난 수십 년 동안 치의학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디지털 치의학의 발전, 치아 색과 유사하면서도 매우 강한 지르코니아 보철의 보편화, 흔히 ‘철길’이라 불리는 금속 교정장치가 필요 없는 투명교정, 그리고 치과 임플란트는 치과 치료의 수준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향상시켰습니다. 특히 임플란트는 치아를 상실한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한 위대한 치료법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뛰어난 치료법이라도 건강한 자연치아를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 이 칼럼에서는 다양한 치과 치료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평생 자신의 치아를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 무엇을 알고, 무엇을 실천해야 하는지 그 기준과 원칙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부디 이 칼럼이 여러분과 가족이 100세까지 건강한 치아와 잇몸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는 든든한 길잡이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치료는 치과의사가 하지만, 평생 치아를 지키는 사람은 결국 환자 자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