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서울치과 강주성원장의
삼대(三代)를 위한 치과상식
434편: 잇몸질환과 치매
안녕하세요? 밴쿠버 서울치과 강주성 원장입니다. 지난주에는 ‘틀니가 많이 불편한데, 방법이 없을까요?’라는 주제로 말씀드렸습니다. 지난 연재들은 밴쿠버 서울치과 홈페이지 (www.seoul-dental.ca)의 ‘칼럼’ 코너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잇몸질환과 치매와의 관련성은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하였으며, 2010년대부터 잇몸질환을 유발하는 세균(Porphyromoas gingivalis)이 뇌 조직에서 발견되고, 2019년도에는 이 세균의 독소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발견되었다는 논문이 발표되면서 의학/치의학계에서는 큰 화재가 되었습니다.
현재는 잇몸 건강이 전신 건강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의료계에서는 잘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입안의 세균이 혈액을 따라 전신에 퍼지면서 여러 조직과 장기에 만성 염증을 일으키고 이것이 뇌졸중, 협심증, 치매 등 여러가지 중요한 혈관성 질환의 주 원인으로 주목되고 있습니다.
치아와 잇몸은 인체에서 매우 독특한 조직입니다. 인체의 대부분은 강력한 보호막인 피부로 덮여 있고, 눈/코/입/생식기/항문 등은 외부와 연결되어 있지만 역시 점막으로 보호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치아는 직접적으로 인체 내부의 (잇몸)뼈와 연결되어 있는 유일한 조직입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인체의 다른 곳에서는 세균이 피부(또는 점막) >뼈의 표면>뼈의 내부 수 순으로 인체의 강력한 보호막을 모두 뚫어야 비로소 뼈의 내부로 침투가 가능하지만(참고로 뼈는 인체의 골격을 이루기도 하지만, 혈액을 만드는 공장입니다.), 치아 또는 잇몸에서 생기는 염증은 바로 뼈 안으로 염증을 퍼트릴 수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뼈는 혈액을 만드는 공장이기 때문에 세균이 잇몸뼈 안으로 침투한다는 것은 세균이 혈액을 만드는 공장에 섞여 들어가서 혈관을 통해 전신으로 이동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세균이 다이렉트로 뼈의 내부와 혈액 안으로 침투하고 퍼질 수 있는 매우 취약한 관문인 치아/잇몸에서 염증이 생기면 세균이 바로 혈액을 타고 이동하여 다양한 장기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세균을 방어하기 위한 과정에서 생긴 혈전이 다양한 기관에서 여러가지 문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세균과 혈전이 뇌 혈관 안에서 만성염증을 일으키거나 혈액순환을 방해하게 되면 치매 뿐 만 아니라, 협심증, 뇌졸중 등의 대표적인 혈관성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됩니다.
과거에는 구강건강이 나쁜 사람이 치매에 잘 걸리는 것 같다는 기초적인 관찰과 연구가 있었고, 이 학설에 반대하는 사람은 치매에 걸렸기 때문에 구강건강이 나빠진 것이 아닌가 하는 반박이 있었습니다. 즉 ‘닭이 먼저냐 댤걀이 먼저냐’ 식의 논쟁이 있었지만, 현재는 둘 다 맞는 것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판단됩니다. 즉, 우선적으로 구강건강, 특히 잇몸건강이 나쁜 사람이 치매 및 각종 혈관성 질환 및 만성염증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과학적으로 밝혀졌습니다.
따라서 구강건강 (또는 잇몸건강)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건강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이 점은 치과의사는 물론이고 많은 의사들이 점점 더 강조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구강건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1. 적절한 관리 방법을 익히는 것, 2. 정기검진을 통해 문제를 사전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 3. 이미 생긴 문제는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하루빨리 치료받는 것이 핵심입니다. 특히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지 않거나, 잇몸질환을 방치하거나, 당장 크게 불편하지 않다고 필요한 다른 치료를 미루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