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서울치과 강주성원장의
삼대(三代)를 위한 치과상식
399편: 이제는 바로 알아야 하는 ‘잘못된 치과상식’ 6
안녕하세요? 밴쿠버 서울치과 강주성 원장입니다. 6회에 걸쳐 ‘이제는 바로 알아야 하는 잘못된 치과상식’이라는 주제로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지난 연재들은 밴쿠버 서울치과 홈페이지(www.seoul-dental.ca/ko)의 ‘칼럼’ 코너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23. 차라리 이를 다 빼고 틀니 하는 것이 낫겠다?
치아가 많이 안 좋은 환자분들이 자포자기식으로 ‘이렇게 돈 들이고 고생을 하느니 차라리 남은 이를 다 빼고 틀니를 하는 것이 낫겠다’라는 말씀을 참 많이 하십니다. 오죽 답답하면 그런 말씀을 하시겠나 생각하면서도, 이러한 잘못된 계획 또는 희망 때문에 필요한 치료를 제 때 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를 상당히 자주 보기 때문에 매우 직설적이고 현실적인 설명을 드리곤 합니다.
제가 틀니에 대해서 설명을 할 때, 보통 부분틀니는 목발, 완전틀니는 휠체어에 비유해서 설명을 해 드립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다리가 불편해서 걷기가 쉽지 않고 뛰는 것은 아예 불가능 하다고 하더라도, 자기 다리로 걸을 수 있는 사람에게 갑자기 목발을 짚고 다니라고 하거나 휠체어를 타고 다니라고 한다면, 과연 목발이나 휠체어 사용이 더 좋다고 생각할까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그렇지 않습니다.
치아에 자꾸 문제가 생기고 치료비도 들고 고생도 하지만, 이를 다 빼고 틀리는 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거나 그런 잘못된 계획을 갖고 계신 분은, 마치 다리가 불편하고 걷기도 힘드니 차라리 다리를 잘라버리고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잘못된 계획을 갖고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나중에 어쩔 수 없이 틀니를 하게 되더라도 치아가 몇 개라도 남아 있는 것이 틀니 사용에 매우 큰 도움이 되며, 치아를 다 빼고 완전틀니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조차 치아 뿌리 부분 만이라도 몇 개 남길 수 있는 상황이라면, 완전틀니를 남들보다 훨씬 편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만약 독자분들 중에 이러한 잘못된 계획을 갖고 계신 분이 있다면, 하루빨리 치과의사를 만나서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24. 치료는 최소한으로만 받는 것이 좋다?
간혹 치과치료에 대해서 상당한 거부감을 갖고 있거나, 필요한 치료에 대해서 적정한 치료 수준에 한참 못 미치는 최소한의 치료만 원하는 환자분을 만나게 됩니다. 이런 분들은 치아를 건드는 것(치료하는 것)이 치아에 좋지 않다고 생각하며, 부득이하게 치료가 필요하다면 환자 본인이 생각하는 정말 최소한의 치료만을 요청하십니다. 아무리 최소한의 치료라도 일단 치료가 들어가면 현재 상황보다는 나아지기 때문에 본인의 생각이 맞았다는 착각도 합니다.
예를 들면 치아에 균열과 마모가 심하며, 심지어 치아 일부가 파절된 경우, 가장 적절한 치료는 크라운을 씌우는 것이지만, 간혹 환자가 ‘그냥 깨진 부분을 붙여주세요’라던지 ‘깨진 부분 때우면 안되나요?’ 라는 요청을 강하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상황을 타이어가 펑크나서 정비소를 찾아간 경우에 비유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자동차 타이어에 못이 박혀서 정비소에서 간단하게 소위 ‘지렁이’를 넣고 수리하는 것을 경험해본 사람들은, 타이어의 측면에 못이 박히거나 타이어가 많이 달아서 교체를 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본인 경험을 토대로, 또는 현재의 상황을 모르는 타인의 조언을 듣고, 정비소 사장님의 타이어를 갈아야 한다는 조언을 오해하거나 무시하고, 본인의 방식대로 ‘수리’를 요구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렇게 본인의 생각대로 소위 ‘지렁이’를 넣어서 당장 타이어에 바람이 새지 않는다고 수리가 적절히 된 것이 아닙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갑자기 문제가 생기면 타이어를 바꾸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문제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치료에는 항상 적절한 수준의 치료라는 것이 있습니다. 물론 적절한 수준의 치료보다 과한 치료를 받는 것도 큰 문제이지만, 필요한 수준 이하의 치료를 받는 것도 문제가 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25. 무조건 많은 의사의 의견을 듣는 것이 좋다?
소위 ‘사’자 들어가는 직업을 갖고 계신 분들은 각자가 독립된 의견을 갖는 전문가로서 활동을 하기 때문에 같은 문제에 대해서 다른 의견을 갖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같은 법전을 보고도 서로 다른 해석과 판결들을 하는 판사만 보아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만약 방문한 치과에서 제시한 진단과 치료에 의문이 있거나, 본인이 예상했던 것과 많이 다른 치료계획이 나왔다면, 소위 ‘세컨드 오피니언’을 들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치과의사마다 의견은 조금씩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너무 많은 의견을 듣거나 비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것보다는, 해당 분야에 대해 더 전문성을 갖고 있거나 집중해서 진료를 하는 치과의사를 만나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력/실력을 떠나서 본인이 만난 치과의사에게 충분한 신뢰를 느낄 수 있냐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