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밴쿠버 서울치과 강주성 원장입니다. ‘이제는 바로 알아야 하는 잘못된 치과상식’이라는 주제로 5주간 연재하고 있습니다. 지난 연재들은 밴쿠버 서울치과 홈페이지(www.seoul-dental.ca/ko)의 ‘칼럼’ 코너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19. 치아관리를 잘하고 싶어서 전동칫솔을 샀다?
치아관리를 잘 하고 싶은 많은 분들이 전동칫솔을 구입해서 사용합니다. 전동칫솔은 적절히 선택하고 사용방법을 잘 안다면 추천할 만한 좋은 장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치과의사들이 걱정하는 것은 올바른 칫솔 사용법을 익히지 못한 상태에서 전동칫솔을 사용하는 것은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마치 골프를 배울 때 스윙 연습이 덜 되었고 폼이 엉성한데, 고가의 골프채를 구입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스윙의 원리와 올바른 자세를 충분히 연습하지 않은 상태에서 고가의 골프채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둥근 형태의 모양을 갖고 있으며 회전식으로 동작하는 전동칫솔은 권하지 않습니다. 초음파 전동식으로 칫솔모가 떨리면서, 가느다란 칫솔 모를 갖는 전동칫솔을 추천합니다.
또한, 대부분의 성인의 경우에는 새로 충치가 진행되는 경우는 비교적 적기 때문에, 충치예방을 위한 양치질 보다는 잇몸건강을 위한 양치질을 익히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치아 자체보다는 치아와 치아 사이의 잇몸, 치아와 잇몸 사이의 경계부위를 순서대로 꼼꼼하게 닦는 것이 잇몸건강을 위한 양치질 법의 핵심입니다.
20. 치실 대신 워터픽을 사용한다?
워터픽(Waterpik)은 많은 치과의사가 추천하는 장비이지만, 많은 분들이 이 장치의 목적과 한계에 대해서 잘 못 알고 있습니다. 워터픽은 절대로 양치질을 대신할 수 없으며, 치실을 대신하지도 못합니다.
우리가 창문을 닦을 때, 물을 뿌리는 것 만으로 창문을 깨끗하게 닦을 수 없듯이, 근본적으로 비교적 강한 압력으로 물을 분사하는 장치인 워터픽 만으로는 치아를 깨끗이 닦을 수 없습니다. 워터픽은 본격적으로 창문을 닦기 전에 창문 표면의 먼지와 이물질을 제거하는 1차 단계라고 생각하시면 가장 좋습니다. 따라서 워터픽은 특히 잇몸이 많이 내려가서 치아 사이로 음식이 많이 끼는 잇몸질환 환자에게 유용한데, 본격적인 양치질 전에 치아사이의 음식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 후 세제(치약)를 묻혀서 천으로(칫솔로) 꼼꼼히 창문을(치아를) 닦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특히 잇몸질환 환자들에게는 치아 사이사이, 치아와 잇몸사이(창문에 비유하자면 창문 틀)를 꼼꼼하게 닦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워터픽에 의존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21. 양치질 할 때 피가 나서 양치질을 살살 했다?
양치질 할 때 잇몸에서 피가 난다는 것은 이미 잇몸에 염증이 발생하여 상당히 진행되었다는 신호입니다. 따라서 양치질을 할 때 잇몸에서 피가 난다면, 해당 부위를 더 꼼꼼하게 닦고, 치실도 더 열심히 해야 하며, 가급적 빨리 치과를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양치질할 때 잇몸에서 피가 날 정도라면, 이미 염증이 잇몸 속으로 진행되어 단순한 잇몸염증이 아닌 치주염(풍치)로 진행되고 있거나 이미 진행된 경우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치과에 방문하여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스케일링 또는 딥클리닝 등)를 받아야 합니다.
양치질 할 때 잇몸에서 피가 난다고 양치질을 살살 하거나 피하는 것은 문제를 심각하게 키우고, 피가 더 나서 양치질을 더 피하게 되는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22. 양치질을 세게 해서 치아가 패였다?
간혹 양치질을 너무 세게 해서 치아가 패였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맞는 경우도 있지만 틀린 경우가 더 많습니다. 물론 잇몸이 퇴축되어 치아 뿌리가 드러나 있고, 양치질을 아래위 방향이 아닌 옆으로 하고 있었다면 충분히 치아(뿌리)표면을 패이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치아 패임의 원인은 치아가 많은 힘을 받고 있기 때문에 생깁니다. 여기서 치아가 많은 힘을 받고 있다는 것은 몇 가지 경우가 있는데, 가장 흔한 것이 이갈이를 심하게 하거나, 이 악물기(Clenching) 습관이 있는 경우, 그리고 선천적으로 턱 뼈와 씹는 근육이 발달해 있는 경우입니다. 이러한 경우는 선천적인 문제이거나 무의식 중에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주의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일반적으로 Night Guard를 권하거나 심한 경우 Botox 치료를 권하기도 합니다.
한편 매우 흔하면서 우리가 예방할 수 있는 원인도 있습니다. 바로 한쪽 어금니가 없거나 불편해서 반대 쪽으로만 씹거나, 빠진 치아를 방치하여 그 주변의 치아가 능력 이상의 일을 하고 있는 경우에 매우 흔하게 발생합니다. 따라서 빠진 치아가 있다면 빨리 회복해 주는 것이 주변 치아의 광범위한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치아가 계속 패이게 되면 나중에 신경까지 패이게 되어 신경치료와 크라운이 필요해지거나, 치아가 부러질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문제는 하나의 치아에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여러 치아에서 광범위하게 동시에 일어나므로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