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퀴틀람 서울치과 강주성원장의
삼대(三代)를 위한 치과상식
74편 : “치아를 씌우지 않고 그냥 때울 수는 없나요?”
안녕하세요? 코퀴틀람 서울치과 강주성 원장입니다.
지난 연재에서는 시린이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서 설명드렸습니다. 이번 연재에서는 치아를 언제 때우고 언제 씌워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지난연재 내용은 코퀴틀람 서울치과 홈페이지(www.seoul-dental.ca/ko)의 칼럼 메뉴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충치가 깊어서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치료 비용이 부담스러워도 치료를 받을 수 밖에 없지만. 충치가 크기 때문에(또는 신경치료를 했기 때문에) 크라운을 씌워야 한다고 말씀드리면 망설이시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왠지 치아를 깎는다는 것이 싫기도 하고 그냥 때우면 안되나? 라고 생각해서 망설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신경치료 후에 씌워야 하는 경우라면 이미 통증이 사라진 상태이기 때문에 자꾸 치료를 미루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일단 크라운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크라운은 치아의 가장 표층이며 치아의 보호막 역할을 하는 에나멜(Enamel)층이 충치, 치아 마모, 치아 파절 또는 신경치료 등으로 손상된 경우, 손상된 에나멜 층을 제거하고 기존의 보호막(에나멜 층)을 대체하는 인공적인 보호막입니다.
일반적으로 치아는 크게 세 겹의 층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치아의 가장 바깥부분은 흰색의 에나멜(Enamel) 이라고 불리는 층으로써 인체에서 가장 단단한 조직입니다. 젊었을 때에는 돌을 씹어도 돌이 깨질 정도입니다. 이 에나멜 층은 신경 가지가 분포해 있는 민감한 덴틴(Dentin)층과 그 안의 신경조직(치수, Pulp)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에나멜층이 손상되어 구멍이나면 안쪽의 덴틴층은 쉽게 썩고 마모되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이 됩니다. 치아 입장에서는 입안의 충치세균에 대해 속수무책이 되는 상황이 되고 맙니다.
에나멜에 난 구멍의 크기가 작고, 구멍 주변의 에나멜이 튼튼하다면 간단하게 때우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충치가 커서 에나멜에 큰 구멍이 났다면 치아가 구조적으로 약해지고 억지로 떄우더라도 때운 치료의 수명이 짧아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크라운 치료를 권장합니다. 특히 치아 마모로 인해 씹는면의 에나멜이 얇은 상태라면 튼튼하게 때울 수가 없는 상황이 됩니다. 왜냐하면 때우는 치료는 에나멜 층에 주로 접착되며 주변이 튼튼한 에나멜로 둘러싸여있지 않으면 수명이 짧아지기 때문입니다. 일단 억지로 때운다 하더라도 때운 것이 금새 깨져 나가든지 주변의 약해진 에나멜이 쉽게 깨져 나가 새로운 구멍이 생기기 쉽기 때문에 결국은 다시 때워야 하거나 씌워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처음부터 상황에 맞는 치료를 했다면 두 번 고생할 일이 없었겠죠?
특히 신경치료를 하고 나서 크라운을 씌우지 않으면 구조적으로 약해진 치아가 완전히 파절되어 버리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치아가 완전히 파절되면 그 치아는 발치해야 하며, 발치된 치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임플란트를 하거나 아니면 빠진 치아의 앞/뒤 치아를 깎아서 3개짜리 크라운(브릿지)를 해야 하기 때문에 3배로 큰 일을 만들게 됩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죠?
오늘은 크라운 치료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충치가 작거나 주변에 튼튼한 에나멜 층이 많이 있다면 때우는 치료만으로도 오랬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충치가 커서 때우는 재료가 접착되는 에나멜 층이 크게 손상되거나 마모등으로 얇아진 경우에는 크라운을 씌워야 그 결과가 오래 갈 수 있습니다. 때우기 힘든 큰 구멍이 난 마모가 심한 타이어를 새 타이어로 갈지 않고 억지로 계속 때문다면 주행중에 바람이 빠져서 곤란한 경우를 자주 겪을 수 밖에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충치 크기와 주변 상황에 맞는 적절한 수준의 치료를 받아야 한번 치료로 그 결과가 오래 갈 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