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서울치과 강주성원장의
삼대(三代)를 위한 치과상식
351편: 치료해야 되는 것은 아는데, 불편하지 않아서 자꾸 미루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밴쿠버 서울치과 강주성 원장입니다. 지난주에는 ‘치아교정 할 때 치아를 꼭 빼야하나요?’라는 주제로 말씀드렸습니다. 지난 연재들은 밴쿠버 서울치과 홈페이지(www.seoul-dental.ca/ko)의 ‘칼럼’ 코너 또는 밴쿠버 조선일보 홈페이지(www.vanchosun.com) ‘칼럼’ 코너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 중년-노년에 접어들면 주변에서 슬픈 소식들을 종종 접하게 됩니다. 건강했던 사람이 갑자기 아프다던지, 이상 증상 때문에 병원에 갔더니 큰 병이 있다든지 하는 소식을 듣고나면 나도 건강에 유의하고 미리미리 검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이를 실천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습니다.
치과적인 문제도 비슷합니다. 치과 검진중 치료해야할 치아가 발견된 경우 치과의사가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을 했음에도, 막상 환자는 크게 불편한 점이 없어서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이 때 환자들은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당장 불편한 것이 없으니 치료를 자꾸 미루게 됩니다. 이럴 때 가급적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당연히 좋겠지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치료를 미루게 될 경우라면, 우선 치료가 얼마나 시급한 것인지 치과의사에게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환자에게 치료를 권할 때, 급한 정도와 우선순위에 대해서 알려드립니다. 즉, 1. 지금 당장 치료하지 않으면 큰 일을 만들 수 있는 긴급한 경우, 2. 아주 긴급한 상황은 아니지만 가급적 치료를 빨리 받는 것이 좋은 경우, 3. 꼭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아직은 약간의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경우, 4. 치료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정기검진을 통해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경우, 5. 정기검진을 통해 관찰만 해도 되는 경우 등입니다. 만약 치과의사가 치료를 적극적으로 권유했다면 위의 분류에서 1 또는 2에 해당하는 경우일 가능성이 큽니다.
아무리 환자 본인은 크게 불편한 점이 없다고 하더라도, 치과의사가 긴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환자도 가급적 치과의사의 조언을 수용하여 빠른 시일내에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는 치아에 심한 균열이 있는 경우, 신경 가까이까지 진행된 충치가 있는 경우, 치아가 많이 패여서 신경이 죽거나 치아가 부러질 위험이 있는경우, 크라운/인레이 등이 빠져 환자가 삼키거나 씹을 위험이 있는경우, 치아의 신경이 죽거나 사랑니 때문에 염증이 얼굴이나 목 쪽으로 퍼질 수 있는 경우, 잇몸의 염증이 심해서 환자의 컨디션이 나빠지면 염증이 급속하게 악화될 수 있는 경우, 빨리 이를 해 넣지 않으면 남아있는 치아들이 망가질 것이 명확한 경우, 당장 고치지 않으면 치료가 점점 어려워지는 부정교합이 있는 경우 등입니다.
위 같은 경우에는 어느 선을 넘어야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일단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심한 통증이 따르거나, 급격하게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당장 크게 불편하지 않은 상황이라 하더라도 위와 같은 이유로 치과의사가 치료를 권유하는 것이라면 가급적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반면에 치료가 필요하지만 위 분류에서 3에 해당되는 경우는 어느정도 시간적 여유가 있으므로 본인의 스케쥴이나 보험 플랜에 따라 치료시기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또한 원칙적으로는 치료가 필요하지만 4, 5에 해당되는 성인의 경우에는 정기검진 만으로 충분히 감시하고 컨트롤 할 수가 있습니다. 단 아동/청소년의 경우에는 성인보다 충치 진행이 매우 빠를 수 있으므로 정기검진의 간격을 줄여야 하며, 검진을 빼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아동의 경우에는 매우 작았던 충치가 수개월 만에 신경치료를 해야 할 정도로 커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오늘은 치료를 해야 할 것이 있는 것은 아는데, 치료를 미루게 되는 경우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위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치료가 필요하다’ 라는 판단에는 ‘어느정도 긴급한지’라는 추가 정보가 매우 중요합니다. 부득이하게 치료를 미루게 되더라도 항상 그 치과의사와 상의하여 결정하기를 추천합니다. 감사합니다.